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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손, 손목, 팔꿈치

손목 골절(원위 요골 골절) 수술 해야 하나요? 깁스만 해도 되나요 (feat. JBJS reviews)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사람들이 많이 넘어집니다.

 

눈이 오면 정형외과는 환자들이 많아집니다. 

빙판길에 미끄러져서 손목 골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넘어지면서 손목을 짚을 때 골절이 발생합니다.

 

손목 골절은 대부분 넘어지면서 땅을 손으로 짚을 때 발생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손상을 Fall On Outstreched Hand , FOOSH injury라고 합니다. 

 

손목 골절은 대부분 원위 요골 또는 척골에 집중됩니다. 

그 중에서도 요골 골절이 가장 많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골절 환자 중 원위 요골 골절이 가장 많습니다. 

 

 

원위 요골 골절 및 척골의 붓돌기 골절 (출처: https://pc.jkfs.or.kr/Synapse/Data/PDFData/0104JKFS/jkfs-23-391.pdf)

 

 

위의 그림과 같이 원위 요골 골절이 발생하면 뼈가 무너지면서 요골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뒤로 넘어가게 됩니다.

 

 

https://cms.aot-start.org/index.php/upper-extremity/radius-distal/

 

원위 요골 골절은 위와 같이 여러 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욱 심한 골절입니다. 

분류표는 AO 분류법을 가져왔습니다. 

 

이때에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석고 붕대 고정술 (깁스)

2. 수술 (관혈적 정복술 및 내 고정술)

 

이 둘 중 어떤 치료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수장 측 잠김 나사 금속판 고정술 (Volar locking plate fixation)으로 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술을 하지 못해도 수술만큼의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두 가지 치료법에 대하여 논문을 통해서 우위를 가려보고자 합니다. 

 

 

 

 

JBJS에서 2021년 1월에 새로 나온 체계적 문헌 고찰 논문입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이란?

체계적 문헌고찰'이란 의학적인 진단, 치료, 예방 등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 기존의 연구자료들을 포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궁금증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연구 방법을 말한다. 

출처: https://hineca.kr/1512 [Hi NECA]

원위 요골 골절에 대한 기존 논문들 1759개를 검토하였고 최종적으로 8개의 논문을 분석하였습니다. 

 

 

 

 

8개의 논문은 모두 무작위 배정 비교 논문입니다. 총  792명의 환자가 있었고 391명은 수장판 잠김 금속판으로 치료를 받았고, 401명은 깁스 치료를 받았습니다.

 

결과

8개의 논문을 종합한 것이지만, 이 결과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8개의 논문들 각각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지 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결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보고한 통증과 기능 정도 

환자가 설문지를 통해 작성해서 제출한 기능과 통증 정도에 대한 평과 결과는 

 

깁스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보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점수가 조금씩 좋기는 합니다. 

(치료 후 12개월 때, DASH score 4.1 점 높고, PRWE score는 6.9점 높습니다)

하지만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치료 후 3개월 때에는 수술 환자군이 조금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차이는 없어졌습니다.

삶의 질 (Quality of Life)

삶의 질은 EQ-UI 설문지를 통해서 치료 후 3개월, 12개월 때 평가를 하였습니다. 

이 분야에서도 역시 두 환자군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영상의학적 결과 (Radiographic Outcomes)

치료 후 3-12개월까지  경과 관찰을 했을 때 두 치료군에서 통계학적인 차이는 매우 작았습니다 (small to infinitesimal) 

 

세부적인 수치를 보면 수술 환자군의 결과가 조금 더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임상적인 의미가 있을 정도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VLP군이 volar tilt가 수술 직후 4.1도 더 좋았고, 3-12개월이 경과하면서는 6.5도 더 정상에 가까웠습니다.)

 

수장 측으로 꺾인 정도(정상 11도), 요 측 경사, 척골의 변위, 관절면의 꺼짐 정도 등 모두 수술군이 좋기는 했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파악력 (Grip strength)

3개월 때에는 수술한 군이 3.1kg 정도 우수하였지만, 12개월 때에는 2kg으로 감소하였고, 그 차이는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운동 범위 Wirst range of Motion

3개월 째에는 수술 환자군이 전반적으로 결과가 좋았지만 그 차이는 작았습니다. 

(신전, 굴곡, 회내, 회외, 척측 변위 포함)

12개월 째에는 수술 환자군이 척측 변위만 조금 더 좋았고 나머지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합병증

수술 환자군에서는 총 97건, 깁스 환자군에서는 총 194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수술 < 깁스)

 

즉 수술 환자군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세부 항목들을 보겠습니다. 

 

- 부정 유합 또는 정복의 소실 (맞춰 놓은 뼈가 다시 무너지는 것) 수술(5/255) < 깁스(83/274)

- 손가락의 강직 수술(1/61) < 깁스(14/65) 

- 손목터널 증후군 수술(6/316) < 깁스(20/330)

-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수술(3/272)< 깁스(13/277)

- 수술 후 관절염 수술(27/197) < 깁스(46/191)

 

여기까지 보면, 모든 항목에서 수술 환자군이 우수해 보입니다. 물론 이 수치들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군이 일관되게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재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큰 합병증은 수술 환자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고정 장치가 부러지거나 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 (19/163) > 깁스 (2/168)

힘줄이 끊어지거나 힘줄 염증이 생기는 경우 수술 (21/337) > 깁스 (7/344)

수술 또는 치료 후 감염                            수술 (7/333) > 깁스 (1/342)

고찰 

성인에서의 원위 요골 골절 치료 시, 잠김 금속판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와 비관혈적 정복술 후 깁스 고정술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보고한 통증과 기능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영상학적 검사에서는 수술 환자군이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지만 임상적인 차이는 없었습니다. 

 

파악력에는 두 환자군에서 차이가 없었고, 운동 범위는 수술 환자군에서 조금 더 좋았지만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였습니다. 

 

합병증도 깁스 고정술을 시행한 환자군에서 빈도수는 높았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이는 다른 문헌들의 결과와도 유사합니다. 

 

5개의 다른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도 수술 시에 영상의학적으로 결과는 더 훌륭하지만, 환자들이 보고하는 결과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성인들을 연구 대상에 포함을 시켰는데, 고령 환자들 (65세 이상)에서는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많은 연구들이 65세 이상일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가 수술적 치료보다 훨씬 적은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하여, 고령일 경우에는 수술보다는 깁스 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65세 미만일 경우에는, 수술과 깁스 치료 중 어떤 것이 더 우수한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개별적인 건강 상태와 기능 정도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