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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손, 손목, 팔꿈치

손가락에 힘이 없다면, 전방 골간 신경 증후군 의심해야 합니다.

JBJS review journal을 통해서 전방 골간 신경 증후군 (anterior interosseous nerve syndrome)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전방 골간 신경은 굉장히 드물고, 아직 원인도 정확히 모르는 질병입니다. 

 

전방 골간 신경의 위치와 기능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전방 골간 신경의 위치

 

전방 골간 신경은 위의 그림과 같이 정중 신경에서 분지 되며, 두 뼈 (요골과 척골)을 이어주는 골간막의 앞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골간막은 뼈에 붙어있고 이 골간막의 바로 붙어있는 신경이기 때문에 팔에서는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신경은 특이하게 감각 신경은 없고 운동 신경만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신경이 손상되면 아프지는 않고 근육의 힘이 떨어집니다. 

 

이 신경이 지배하는 근육은 긴 엄지손가락 굽힘근(flexor pollicis longus), 제2 수지 굽힘근(2nd flexor digitorum profundus), 손목 회내근(pronator quadratus)입니다. 

 

그래서 이 신경에 손상이 오면 OK 모양이 안됩니다. 

좌측 : 정상 OK 손모양, 우측: 신경 손상시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는 OK sign

 

위 그림에서 좌측은 정상적인 OK 모양입니다. 

하지만 우측에서는 신경 손상으로 검지와 엄지의 끝마디가 굽혀지지 않아 OK 모양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손상이 생기는 것일까요?

외상으로 신경이 직접 손상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가설은 두 가지 입니다. 

 

1. 신경이 주변 근육, 인대 등에 압박되어 생기는 압박성 신경병증

2. 자가 면역에 의해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면역 관련 말초신경염

 

하지만 최근에는 전방 골간 신경이 아니라 그 윗쪽, 즉 원래 뿌리인 정중 신경에서부터 전골 신경으로 가는 신경 가닥에 문제가 생겨서 증상이 나타난 다는 학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골 신경 증후군은 신경성 근위축증이다 ( neuralgic amyotrophy)

 

근위축증은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어떠한 트리거로 인해서 (임신, 외상, 백신 접종 등..) 근위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근위축증에서는 신경의 염증, 붓기, 압박대 등이 보이는 일련의 특징들이 있고, 그 특징들이 전골 신경 증후군 환자들에게서도 관찰이 됩니다. 

 

이 외에도 다른 근위축증과 같이 전골신경증후군에서도 약 80%의 환자들이 마비가 오기 전에 같은 쪽 상지(어깨, 위팔, 견갑골 근처 등)에 통증이 있습니다. 

 

즉, 전골신경증후군은 신경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전골신경증후군 환자들에게서 운동 신경 외에 다른 감각 신경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조직학적 검사에서도 CD8 양성 T 림프구가 관찰되어 면역의 문제에 의한 병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전골 신경 증후군은 아래팔(forearm)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신경문제가 아래팔에서 다른 구조물에 의해 눌려서 생긴다는 가설은 약 50여 년 전에 생긴 것인데

그 이후로 지속적인 연구에 따르면 그 가능성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전골신경은 정중신경에서 분지 하는 것은 맞지만 어깨 또는 목 높이에서부터 이미 정중신경과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골신경은 팔꿈치에서 약 8cm 정도가 지난 뒤 독립된 신경으로 분지 됩니다. 

 

대부분이 일부의 근육들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전골신경이 다른 구조물에 압박되어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 신경이 지배하는 세 근육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엄지 또는 검지 근육 중 하나에만 증상을 나타냅니다. 

 

또한 신경을 압박한다는 구조물들이 관찰자에 따라 모두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들면 손목 터널 증후군의 경우에는 횡수근 인대가 모두에게 문제가 되고, 이 구조물만 해결을 해주면 증상은 없어집니다. 그런데 전골 신경 증후군에서는 이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들이 명확하지가 않고 수술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전골신경증후군 환자들이 더 상위 신경인 정중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들에도 증상이 있습니다. 많게는 환자의 60%까지도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바, 전골 신경 증후군이 아래팔이 아닌 더 위쪽에서부터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상에 의해 전골 신경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났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실제 수술이나 영상 검사 상으로는 전골 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진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신경에 직접적인 압박이나 손상 가능성이 낮아, 많은 의사들은 전골신경증후군의 치료로 약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 행합니다. 그리고 수술과 비교했을 때, 보존적 치료법의 효과가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 외에도, 압박에 의한 신경문제와 다른 점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압박에 의한 손상은 천천히 일어나지만, 전골 신경 증후군은 급성으로 발생하고 진행이 매우 빠릅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팔이 마비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압박 신경 손상과 달리 전골신경증후군에서는 증상이 생기고 나서 바로 근전도 검사상 축생 병증이 보이는데, 이는 오랜 기간 압박되었을 때에만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전골 신경 증후군에서는 팔꿈치 또는 그 상위에서 신경의 작은 다발(fascicle)이 긴축(constriction)되어있는 것이 관찰된다. 

모래 시계 모양의 긴축

전방 골간 신경 증후군 환자 중 수술장에서 신경이 모래시계와 같이 홀쭉해져 있는 경우가 많이 발견됩니다.

 

정확히는 모든 신경이 아니고 신경 중에 작은 다발에서 발견이 됩니다.

 

이 모양은 근위축증이 있는 경우에 공통적으로 발견이 됩니다. 

 

최근에는 MRI의 발달로 수술장 뿐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긴축들은 전골간신경이 위치한 아래팔에서는 관찰되지 않고, 팔꿈치나 그 상위 레벨에서만 관찰이 됩니다.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30%의 환자는 계속해서 증상이 남습니다. 

#그래서 모래 시계 모양의 긴축을 풀어주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습니다. 

 

전방 골간 신경 증후군에서 전골 간 신경을 직접 풀어주는 것은 많은 경우에 별 효과가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긴축이 된 신경다발을 찾아서 직접 풀어줍니다. 

 

전방 골간 신경 증후군 환자들은 60% 정도까지 저절로 회복이 될 수 있으므로, 약 3-6개월까지는 경과를 보고 그 이후에도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권합니다. 

 

수술은 MRI 에서 긴축이 보여야 시행합니다. 

 

수술을 한 경우에는 근력 회복이 약 80% 정도까지 될 수 있다고 하며, 최근에는 비수술보다 수술이 더 결과가 좋다고도 합니다. 

 

##결론

 

전방골간신경증후군은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성 근위축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는

 

-전구 증상 : 극심한 통증

-신경의 조직학적 병변

-신경의 영상검사 결과 (작은 다발의 긴축)

-근전도 검사사 상의 결과 - 축삭 병증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치료로는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하고, 

영상검사 시에는 아래팔이 아닌 위팔 까지 MRI 등을 찍어서 신경이 긴축된 곳을 찾아내야 하며

3-6개월간 회복이 안된다면 수술을 통해서 긴축을 풀어주는 미세 신경 유리술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