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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건강 일반 상식

프로톤펌프저해제 (proton pump inhibitor, PPI)의 부작용? 골다공증 유발? (위궤양 치료제 부작용, 제산제 부작용)

위궤양이나 위식도 염류 질환이 있을 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톤 펌프 저해제, Proton Pump inhibitor (PPI)입니다. 

 

PPI제제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흔히 쓰이는 약에는 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등이 있습니다. 

PPI 약 중 하나인 에소메프라 정. 

약의 기전은 어떻게 될까요?

PPI는 위의 프로톤 (H+) 펌프를 비가역적으로 막아서 위산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위산 분비가 되지 않으므로 위의 산도를 낮춰줍니다. 

위궤양의 치료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약이므로 매우 널리 쓰입니다. 

 

하지만 PPI에는 뼈와 관련해 위험한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잠재적인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아의 뼈 발달에 영향을 미침

-골다공증을 악화시킴

-골다공증성 골절을 유발할 수 있음

-골절의 치유를 방해할 수 있음 

 

그래서 미국 FDA에서는 골절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뼈 발달 (bone development)

뼈 발달의 문제 (출처: pixabay)

PPI는 소아 환자의 뼈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도 뼈의 강도와 미네랄 양 등이 감소했습니다. 

유아(infant)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PPI를 처방받았던 환아들이 골절률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뼈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모르고 가설은 있습니다. 

PPI로 인해서 위의 산도가 바뀌고, 소장에서의 칼슘 흡수가 저해된다는 가설이 있지만 임상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골다공증

고령 인구에서 골절이 증가할 수 있음 (pixabay 출처)

 

PPI의 사용은 뼈의 무기질화를 저해해서 고령의 인구에서는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 동물 실험에서는 PPI와 함께 칼슘이 부족한 식단을 지속할 경우 뼈의 흡수가 증가해서 뼈가 약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PPI를 5년 이상 사용한 경우는 1년 이하로 사용한 경우보다 골다공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Odds ratio : 1.62) 

2016년부터 진행한 다른 연구에서도, PPI를 사용할 경우 대퇴골의 T-score (골밀도 검사의 수치)가 낮아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PPI 사용기간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골다공증성 골절

고관절의 골절(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캡쳐)

PPI 사용은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고, 여기에 더해서 골절의 위험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덴마크의 대규모 환자대조군 (case control study)에서 124000명의 골절 환자와 정상 환자 373962명을 비교하였고, PPI를 사용한 경우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과 척추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15년의 다른 연구에서도 18세부터 29세까지의 성인 남녀 124000명 이상을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에도 PPI를 사용할 경우 모든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OR 1.42) 이러한 연관성은 PPI를 고용량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도 더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반영하여 2010년부터 미국의 FDA에서는 safety alert를 개시하였습니다. 

 

'의료진들과 PPI 사용자들은 PPI를 복용함으로써 손목, 고관절과 척추의 골절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하고, 약물 사용 시에는 이미 알려진 이득과 잠재적인 위험성을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라고 개시하였습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더욱 진전되어서 2017년 시스템 리뷰 논문에서 Maes 등은 "현재의 문헌들을 참고하였을때, PPI를 사용하면 25-50% 정도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PPI 사용과 골절 사이에는 용량과 사용기간에 따라 반응하는 관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굉장히 긴 내용인데, 고령의 환자가 PPI를 사용할 때에는 골다공증이 악화되거나,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알고, 용량과 사용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고 사항은 PPI 용량을 표준 이하로 유지하고, 유지 기간도 1년 이하로 하는 것입니다. 

-골절의 치유 

PPI와 골다공증, 골다공증성 골절과의 연관성은 상당 부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PPi가 골절이 발생한 뒤 골절의 치유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척되어있지 않습니다. 

 

동물 실험정도만 있는데, 쥐를 대상으로 골절의 치유를 실험했을 때는 오메프라졸이 골절의 치유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PPI를 사용한 쥐에서는 뼈를 생성하게 하는 인자들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결론 

현재까지는 전임상과 임상 단계에서의 증거들이 많이 나왔고, 이 증거들은 PPI 가 뼈 형성을 저해하고, 뼈의 강도를 감소시키며,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골절의 치유를 저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정형외과 의사들과 환자들은 자신이 고령이거나, 골절이 있거나, 골다공증이 있다면 PPI 제제를 처방하거나 복용할 때에 반드시 그 위험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고용량 PPI를 복용하거나 1년 이상 PPI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골다공증 치료와 비타민 D, 칼슘 섭취를 적절히 병행해야 합니다. 

 

외래에서 환자분들은 항상 소화제를 요청하십니다. 

처방받는 소화제가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처방하는 의사들, 환자들 모두 주의하여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