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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건강 일반 상식

퇴행성 관절염은 왜 여자에게 더 잘생기나요?

퇴행성 관절염은 말 그대로 관절의 연골이 퇴행으로 인해 닳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손가락의 퇴행성 관절염  x-ray 사진. 뼈의 끝이 뾰족해져 있습니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지점이며, 뼈와 뼈가 직접 부딪히면 통증을 유발하므로 연골이라는 조직으로 덮여있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부딪히면서 통증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퇴행성 관절염이 더 잘생긴다고 합니다. 

 

이 원인에 대해서 JBJS reivew 라는 미국의 저명한 정형외과 학회지를 참고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관절염은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미국에서는 3천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이 고령화가 되고 비만이 되면서 그 발생률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자의 유병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미국 CDC, NHIS 에서 2013-2015년에 걸쳐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관절염 전체 유병률은 22.7% 

이 중 여성은 23.5%, 남성은 18.1%로 

여성이 훨씬 더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여자 유병률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여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남자보다 더 심한 경우가 많고, 나이도 더 많기 때문입니다.

관절염은 왜 여자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일까요?

아직도 정확한 기전은 모릅니다. 

 

특징적으로 50세 까지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고, 50세 이후에는 여자의 비율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80세 까지 지속적으로 여자의 비율이 높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나온 가설들을 몇 가지 보겠습니다. 

 

여자라는 성별 자체가 독립적인 변수로 관절염 발생을 증가시키는데, 이 성별이라는 변수는 조절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릎 관절염 (출처 pixabay)

무릎 관절염을 보았을 때,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성별에 따른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비율이 여자가 지속적으로 높아졌었습니다. 이를 볼 때에 성별이라는 변수뿐만이 아니라 성별에 따른 다른 변수들이 관여를 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통증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차이. 

 

관절염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통증을 자각해야만 치료가 시작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통증에 대한 지각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높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문화의 차이가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남자는 통증을 더 잘견뎌야 한다는 문화가 많고, 실제로 이러한 문화권에서는 남자가 통증을 더 잘 참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통증에 더 민감한 여자들이 진료를 더 많이 받아 진단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호르몬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에서 생리 주기에 따라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높은 시기에는 통증에 예민하고, 낮은 시기에는 둔감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남성은 에스트로겐이 없으므로 여자보다 통증에 둔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성호르몬에 의한 차이 

 

에스트로겐은 항염증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관절염도 염증의 일종이므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염증 작용과 함께 관절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스트로겐 보충 치료를 하면 관절염의 유병률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관절의 유연성이 뛰어나고, 이로 인해서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생리 주기에 따라서 무릎의 전방 유연성이 달라지며, 임신 시에는 전신의 유연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골 구조의 차이 

 남녀는 골반의 모양 차이가 가장 크다 (출처 pixabay)

남자 여자의 골격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골반입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골반이 더 넓고 발 폭은 좁습니다. 그리고 비구의 전방 경사가 더 높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무릎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뼈의 크기가 다르고, 전방상과의 크기, 비율 등이 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인 차이가 관절염의 차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비만율의 차이 

 BMI와 관절염의 진행률은 상당히 강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비만인 성인은 비만이 아닌 성인에 비해 관절염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1.5배입니다. 

그리고 이 가능성은 여성에서 더 높습니다. 

 

비만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절염을 앓을 가능성이 4배가 높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6배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비만과 관절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비만은 관절에 역학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비만은 생체역학적인 변화를 일으켜서 관절염을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지방조직은 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을 분비합니다. 그리고 이 들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 화학물질 중에서도 특히 렙틴과 리지스틴 ( resistin)은 관절염의 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염증 물질들을 조절한다고 해서 관절염의 진행을 조절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리고 비만이 관절염의 원인이라고 밝혀진 것도 아닙니다. 

단지 연관성만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더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영양의 차이 

 

뼈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는 비타민 D입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과 골관절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비타민  D 수치가 낮습니다. 

그리고 비타민 D 수치는 나이가 증가하거나 비만 정도가 높아질수록 높아집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50대 이후에 비타민 D 가 낮아지는 것과 관절염의 진행이 연관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결론 

여성에서 관절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단지, 여러 인자들과 연관성들만 발견되고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통증에 대한 민감성이 높고, 호르몬이 다르고, 비만에 따른 관절염 유병률이 높고, 골 구조가 다릅니다. 이러한 인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관성들이 발견되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사로서는 환자들에게 체중 조절을 하고 비타민 D 섭취를 하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우도록 조언할 수 있습니다. 

 

 

 

 

 

 

 

출처 

Ferre IM, Roof MA, Anoushiravani AA, Wasterlain AS, Lajam CM. Understanding the Observed Sex Discrepancy in the Prevalence of Osteoarthritis. JBJS Rev. 2019 Sep;7(9):e8. doi: 10.2106/JBJS.RVW.18.00182. PMID: 31567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