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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남편의 talk talk talk/기타 잡담

경제적 자유를 얻는 법은 절제에서 온다 (feat 절제의 기술)

 

스벤 브링크만의 절제의 기술 

 

자기 계발서만 읽다가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제가 요즘 고민하는 내용에 대한 답을 일부 제시해준 것 같아 추천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저는 차를 알아보면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차는 항상 저의 예산을 넘어서더군요. 

사고 싶은 차는 언제나 조금 더 비싸서 그 아래 급으로 사려니 도저히 성에 안찼습니다. 

 

그래서 겨우 차 급을 낮추면 다시 옵션을 어떤 것을 넣을지 끝없는 고민을 했습니다. 

옵션을 보다 보면 모든 것을 다 넣은 풀옵션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중에서 무엇을 뺄지가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원래도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지만, 큰돈이 들어가는 내구재를 고르다 보니, 더 실감이 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화는 한정적입니다. 돈, 시간, 체력 모든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1. 재화를 늘린다. 

2. 욕심을 줄인다. 

 

우리가 선호하는 방향은 당연히 재화를 늘리는 것입니다. 

 

자기계발서의 대부분은 재화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경제적 자유도 그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유튜브에서 경제적 자유로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동영상들이 나옵니다. 

그중에서 욕심을 줄이라고 말하는 영상은 한 개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회수가 안 나오기 때문이죠. 

 

경제적 자유에 관한 동영상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시되는데 대부분. 

 

1. 사업을 해라. 

2. 아껴서 재태크를 해라. 

3. 부자와 결혼해라.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절제에 초점을 맞춰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나와있지가 않습니다. 

 

여기서 저의 의문은 두 가지입니다. 

 

1. 경제적 자유는 무엇일까?

2. 경제적 자유가 항상 개인의 책임일까? 

 

 

1. 경제적 자유는 무엇일까?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를 참고해 봅니다.

경제적 자유(經濟的自由)는 인권의 자유권 중 하나이다. 사람의 경제 활동을 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기업이나 부유층에서 말하는 경제적 자유와 경제생활에 있어 독립되어 의지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경제적 자유로 나뉜다.
출처 : ko.wikipedia.org/wiki/%EA%B2%BD%EC%A0%9C%EC%A0%81_%EC%9E%90%EC%9C%A0

우리가 받아들이는 경제적 자유란, 내가 일하고 싶지 않을 때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못할 상황에도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아 금전적 문제에서 해방되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서 돈 걱정 없이 사는 삶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돈 걱정이 없으려면 얼마큼의 돈이 있어야 할까요? 

매월 일정 금액이 들어와야 할까요? 아니면 100억 정도가 있어서 그 돈을 야금야금 쓰면서 살아야 할까요?

 

월 500만 원 현금에 서울에 30평대 아파트 한 채가 있으면 될까요?

아니면 월 1천만 원에 서울 강남에 30평대 아파트가 있어야 할까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재테크를 하고 사업을 하는데, 내가 원하는 정확한 액수는 아무도 모릅니다. 

개개인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개개인의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30대일 때 미혼 상태라면 필요한 액수가 적겠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애가 생기면 그 액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자유에 액수를 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욕심은 절대로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이제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 경제적 자유가 항상 개인의 책임일까?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부자가 되어서 원하는 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쉬고 싶을 때 쉬고, 해외여행을 가고 싶을 때 가는 그러한 삶. 

얼마나 멋집니까. 

 

그런데 이러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것을 왜 꼭 내가 알아서 해야 할까요?

 

이제부터는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정의를 제 나름대로 새로 내려보려 합니다. 

 

저는 경제적 자유는 일종의 기본 권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권리를 사회가 일부는 보장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놀고먹을 경제적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갑자기 아파서 일을 못하게 되면, 자본가가 아닌 일반적인 노동자들은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해줄 수 있는, 즉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를 유지해줄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데, 부모가 맞벌이로 너무 바빠서 아이 학교 행사에 한 번도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흔한데, 가족들끼리의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도 경제적 자유가 아닐까요?

 

이렇게 보면 경제적 자유는 개인만의 책임이 아닐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개인이 아닌 사회 또는 제도가 경제적 자유를 보장해줘야 할까요?

 

경제적 자유를 개인의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에도 한데, 개인의 능력만큼 보상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공정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능력주의(meritocracy)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최근에 마이클 센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개인에게만 맡기면 어떤 부작용들이 있을까요?

 

우선, 정말로 능력이 부족해서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한 국가 또는 사회의 재화의 양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많이 가져가면, 나머지는 그만큼을 잃게 됩니다. 모두가 부자가 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 능력에 대한 과신은 사람들이 절제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그 어떤 개인도 온전히 본인의 능력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북한에서 개인의 능력만으로 부자가 나올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미국과 같이 기회가 많고, 자본주의가 발달해 있으며 인적 또는 물적 자본이 풍부한 곳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능력을 봐도, 어떤 사람은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거나, 엄청난 자본을 물려받아서 부자가 되기 용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명문대 입학생들의 출신지가 강남인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고 합니다.

news.joins.com/article/2339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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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부터 다른 상태인데, 이를 개인의 능력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경제적 자유를 본인의 능력으로만 이루어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루어 냈다고 착각한다면, 개인의 끝없는 욕망을 제어할 길이 없어집니다. 

 

내가 노력하고 성공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어야 한다면, 남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욕망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계가 없는 욕망은 욕망의 쳇바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일을 하는데, 결코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금 더 , 조금 더를 원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고, 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 경제적 자유는 무엇인가?

 

경제적 자유란, 한 개인이 자신의 욕망대로 재화를 무한정 얻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로서 정의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전환에는 절제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2. 경제적 자유는 온전히 개인의 책임인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라면, 개인이 전부를 책임져서는 안 되고, 사회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도적 보완을 논의할 때는 한 개인이 성공적으로 욕망을 절제하기 위한 장치들을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절제의 기술'이라는 책도 저의 생각과 같은 맥락에서 절제가 필요함을 주장합니다. 

 

이 책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절제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이 책의 내용을 가져온 것입니다. 

 

책에서는 절제란 개인이 혼자 달성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래는 책의 내용을 직접 인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 의지를 발휘해 무언가를 덜 원하고 내려놓고 절제해야 한다는 생각은 모순에 가깝다.
얼마든지 계속 원해도 된다고 유혹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는 절제력을 기르고 의지력을 키우는 일이 가능할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간접적인 방식이 더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개인적 차원에서 의지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제도와 조직, 기술, 가족 등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새롭게 가꾸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 이것 또한 절제의 일부일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좋은 제도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로 인해서 인간은 무한한 욕망만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