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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건강 일반 상식

뼈가 부러지고 나서 진통제 잘못 먹으면 뼈가 안붙는다?

 

 

5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손목뼈가 부러졌다.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다 먹었다.

 

그런데 다른 병원의 의사는 뼈가 부러졌을 때 진통제는 뼈가 붙는 것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누가 맞는 말일까?

 

골절 후 어떤 진통제가 좋을까

 

오늘은 뼈가 부러지고 나서, 또는 골절 수술 후에 어떤 진통제를 쓰는게 좋은지 알아보자. 

 

2018년에 Borgeat 등이 발표한 논문 중에서 시스템 리뷰 논문, 즉 지금까지 발간된 논문들을 종합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논문을 참고하였다

 

우선 진통제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이전 글에 간략하게 적어 보았다.

2020/05/28 - [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기타] - 진통제의 제왕인 NSAID,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기전, 부작용, 용법

 

진통제의 제왕인 NSAID,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기전, 부작용, 용법

정형외과에 가면 의사가 항상 하는 말 '약부터 먹어보고 계속 아프면 다시 오세요' 대체 무슨 약을 주는 것일까. 물어보면 진통소염제라고 한다. 그러면 드는 생각은, 내가 염증이 있는 것인가? �

dr-feelsogood.tistory.com

 

분류가 어려가지가 있겠지만, 쉽게는 마약성 / 비마약성 진통제로 나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것은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다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등) 계열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로 나눈다. 

 

어떤 진통제가 좋을까?

마약성 진통제를 쓰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남용, 약물 의존성까지 생길 수 있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때를 제외하고는 잘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마약성 진통제에서 골라야 하는데, 타이레놀과 NSAID 중 어떤 것이 좋을까?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있다. 왜냐하면 위장장애, 심혈관 장애, 혈소판 응집 장애 등의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증반응을 직접적으로 억제하지는 않기 때문에, 통증 완화 효과가 좀 덜하다. (기전은 COX-3라는 물질을 억제해서 뇌에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리고 간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 위험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NSAID,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을 직접적으로 억제해서 진통 효과는 더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부작용이 있고, 일각에서는 골절 유합을 방해할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NSAID가 골절의 치유, 유합을 방해한다니 이상하다. 약이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정말 NSAID,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가 뼈가 붙는 것을 방해할까?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한 결론이 나있지는 않다. 

 

골절, 뼈가 부러지고 나서 초기에는 염증반응이 일어나야만 뼈가 붙는다. 

하지만 NSAID는 온몸의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에, 통증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이로운 염증반응까지도 억제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논문을 찾아보았다. 

 

이 것은 systematic review journal이라고 해서 비슷한 주제에 대해 시행한 여러 연구들을 모아서, 더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논문이다. 

 

2018년에 Borgeat 등이 발표한 것으로 19개의 연구를 종합했다. 

 

이 논문에서도, NSAID가 골절의 유합을 방해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결론을 냈다. 

 

동물 연구에서는 골절 치유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났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수술 후 1주 정도의 짧은 기간에 저용량의 NSAID 사용은 특히나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용량은 어느 정도냐면, 주사제를 제외한 경구로 투여하는 약들이면 충분히 낮은 용량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기간도 1-2주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하다. 

 

 

결론은

 

타이레놀, NSAID 모두 골절 후 또는 골절 수술 후의 진통제로서 사용하는 데는 문제는 없다. 하지만 타이레놀은 진통 효과가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또는 골절 후에는 NSAID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겠다. 

 

하지만 NSAID는 심혈관, 위장, 신장, 혈소판 등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이런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단독(타이레놀 등), 또는 아세트아미노펜과 트라마돌은 합성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울트라셋, 트라스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선택 사용,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곽혜선 저.

 

Borgeat, A., et al. (2018). "The effect of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on bone healing in humans: A qualitative, systematic review." J Clin Anesth 49: 9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