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매우 자극적이지만, 좀 더 순화한다면
'서울 재건축, 신중하게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맞을 수도 있겠다.
재건축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무조건 대박이라는 것인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한 번 적어봤다.
개인의 의견이긴 하지만 재건축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길 권장한다.
부동산 투자의 정석이라는 책이 있다.
상당히 평도 좋고 2007년에도 1판이 나왔고 다시 같은 제목으로 2016년에 출간되었을 만큼 인기 도서이다.
초반에는 부동산 투자가 왜 지금도 유효한지와 앞으로 10년간 유효한지를 설명하고 있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전세 레버리지 투자를 권하고 있다.
그리고 책 후반에는 부동산 종류별로 모아놓고 투자의 정석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준다.
아파트 투자의 정석
재건축 투자의 정석
분양권 투자의 정석
오피스텔 투자의 정석
단독주택 투자의 정석
상가투택 투자의 정석
상가 투자의 정석
이렇게 일곱 가지에 대해서 매우 간략하게 정리해 주는데 여기 재건축 편을 보며 재건축의 단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나와있지 않아서 추가를 해본다.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재건축 투자, 특히 서울 재건축 투자가 매력적인 이유는
1. 새 아파트는 영원한 투자 키워드다.
새 아파트는 모두의 로망이다. 그런데 서울에는 새 아파트가 공급되기가 쉽지 않다. 역세권 등 중요한 위치에는 이미 기존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택지를 개발하는 것은 재개발인데, 재개발은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그러기 때문에 재건축이 답이다.
2. 분양권 투자에 비해 초과 수익을 얻기 쉽다.
분양권은 부동산 활황기에서는 수익을 내기 쉽다.
분양권으로는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고 계약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투자 금액 대비 수익률이 좋다.
하지만 당첨되기가 쉽지 않고 다른 분양권을 사는 것도 프리미엄이 붙어서 비싸다.
분양권에 비해 재건축은 언제든지 살 수 있고 매수가 쉽다.
크게 이 두가지를 꼽으면서 특히 서울의 재건축 투자는 향후 10년간 매수 1 순위라고 말을 한다.
이제부터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재건축 투자하지 말아야 할 이유 또는, 재건축 투자 신중해야 할 이유를 말해보겠다.
1. 재건축은 너무 기간이 길고, 얼마나 걸릴지 예상할 수가 없다.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예를들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강남의 대표 격인 이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다.
1977년 완공된 것부터 80대 완공까지 있는 이곳은 이미 40년이 훌쩍 넘어버린 아파트이지만 아직도 재건축 진행이 안되었다.
단순히 여기는 언젠가 재건축을 하겠지 하고 들어가면, 10년이고 20년이고 그냥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냥 살면되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선 삶의 질이 떨어진다.
재건축 예정이거나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곳은 노후된 아파트이다.
최근에는 안전진단 기준이 바뀌면서 조건부 재건축인 D 등급이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줄고 있다.
A-C가 나오면 유지 보수하면서 그냥 지내야 하는데 최근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재건축 탈락 비율이 늘었다.
http://www.bizhankook.com/bk/article/18950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 것이다. 최소 30년은 지나야 겨우 통과할까 말까인 것이다.
9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그나마 다행이다. 70, 80년대 지어진 곳은 우선 지하주차장이 없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매일이 주차 대란이다. 혹여라도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대야 한다.
주차 문제 뿐만이 아니라, 한 겨울에는 눈을 맞고, 한 여름에는 프라이팬 같은 자동차에 타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낮은 수압으로 물이 잘 안나오고, 변기가 자주 막히는 등 문제가 많다.
그럼, 재건축이 진행되기로 결정된 곳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
이것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재건축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재건축의 시작은 정비계획수립부터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 이 때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부동산 활황기에는 가속이 붙어서 거품이 끼기 시작한다.
내가 산 가격이 고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도 살면 되지 않냐고? 곧 재건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재건축 기간은 평균은 8.9년이다.
1. 계획 24개월
2. 추진위 구성 12개월
3. 초합설립인가 13개월
4. 사업시행인가 9개월
5. 관리처분인가 이후 49개월
이게 평균기간이고, 집이 철거되는 시기가 관리처분 인가이다.
즉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기간이 길면 4-5년인데 이게 평균이라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에 따라서는 단계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7-8년이 걸릴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도 조합설립인가가 난 뒤 2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지 시공사 선정도 하고 하는데, 아직 그 단계도 못 간 것이다.
이것도 사람들이 모여서 합의를 하면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다.
특히나 상가와 아파트 조합원 사이에 갈등이 가장 빈번하다.
두 조합원은 모두 같은 조합에 속해있지만 이해 관계가 다르다.
상가는 상가대로 올라가고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올라가는데, 하나의 파이를 두고 나눠먹는 격이다.
예를들면 상가의 위치를 좋게 잡으면 아파트 위치가 나빠지고,
상가를 높게 지어서 미분양이 나면 그 미분양 분을 아파트가 메워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둘 사이의 갈등은 매우 빈번하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소송을 하기도 한다.
헌데 이 소송이 끝나야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과천주공 7-1구역은 2012년 토지 분할 소송 이후 5년간 법정 다툼을 벌였다. 이 기간에 항소심을 포함해 소송 11건을 진행했다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19/11/987003/
이런 변수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혹자는 사업시행인가가 떨어진 뒤에 매수를 하라고도 하는데 그때는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올라있다.
조합설립인가가 나고나서 들어가서 살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 수리를 할 수 있을까?
빠르면 3년안에 해결이 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천만 원 이천만 원 들여서 수리 못한다.
그냥 오래된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내가 안살고 전세 주고 투자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것도 가능한데, 그럼 전세주면 난 어디에 살아야 하나
몇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돈이 너무 많아서 아파트 한 채 더 산다면 가능하겠지만, 나중에 되팔 때 양도세는 어찌하실라고..
그리고 이제는 9억 초과 주택자는 전세 대출도 막혔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16/99252178/1
전세없이 30평대를 서울에서 살려면, 3-4억 정도가 있어야 한다.
보증금이 부담되면 월세로 해야 하는데, 4억 전세면, 1억에 90-100만 원 정도가 시세이다.
추가 금융 비용이 만만지 않은 것이다.
이정도 비용을 10년간 지을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매수해라.
2. 매매가 불가능해서, 유동성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앞의 이야기와 이어지는 내용이다.
나 돈도 많고 현금도 많고 그냥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10년 걸려도 괜찮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간 돈이 묶이는 것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서울 재건축은 서울 평균 집값보다 비싼게 일반적이다. 주변 단지와 비교해도 비싸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싼 물건을, 10년간 들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사업이 위험해지거나, 큰 돈이 필요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매매를 해야 한다면?
이럴 경우, 내 자산의 90%가 들어있는 아파트를 매도할 수가 없다.
재건축은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되는 경우 (서울은 모든 구가 투기과열지구이다) 조합설립인가가 난 뒤에는 상속, 이혼과 이외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예외적인 사항 외에는 양도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매수, 양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https://www.ar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28
그리고 큰 돈이 묶이면서 그 사이에 이사를 다니기도 힘들고,
2년만 거주하고 매매하면서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더 좋은 아파트로 이주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
이 외에도 다른 투자, 주식 등에 투자하지 못하면서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유동성은 개인이든 회사든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자.
3. 경제 상황과 정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 집값이 폭등하면서 현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사용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매우 강력한 부동산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주택 가격 안정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강남 집값'과 '재건축 집값'을 잡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 시가 15억 이상인 주택 구입시 대출 전면 금지 정책을 냈고
재건축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재초환)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를 내걸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1227140851003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건축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얻는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이다. 2006년 처음으로 시행되었지만 주택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2013에서~2017년까지 유예됐다가 2018년 1월부터 다시 시행된 제도이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Z1KOVK0V5
분양가 상한제는 말그대로 신규 분양 시 일반 분양가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조합원은 추가로 돈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
재건축에서 사업성에 중요한 것은 일반 분양이 얼마나 어느 정도 가격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100세대를 200세대로 재건축하면 나머지 늘어나는 100세대의 수익으로 현재 100세대 조합원들의 준공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대단지가 좋은 것이다. 일반 분양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 분양 가격을 제한해 버리면, 오히려 일반 분양을 할수록 손해가 날 수 있다.
즉 조합원들이 돈을 내서 일반 분양 당첨자들의 집을 만들어주는 셈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일반 분양을 줄이는 방법으로 갈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조합원의 분담금이 늘게 된다.
재초환과 분상제를 동시에 맞이하게 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제도가 원래 없던 것은 아닌데, 정책 적용을 유예하고 있었거나 그 내용이 조금 약했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정부가 칼을 빼들었고, 기존 정책을 보완해서 강력하게 시행하기 시작했다.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재건축은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
4.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가 없다.
위의 3가지 이유를 다 합쳐도 이보다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파트를 통해 이익을 얻을 때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재건축은 관리처분 인가가 되어서 철거에 들어가면 전세를 놓지 못하고, 주택 담보 대출도 못한다.
건설사 보증으로 나오는 이주금이 전부이고, 이 또한 이율이 높다.
그래서 레버리지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레버리지를 못쓰면 수익률이 굉장히 낮아진다.
예를들어
1. 3억짜리 아파트를 전세 2억 5천에 내주고, 실투자금 5천만 원. 5년 뒤 5억.
2. 재건축 아파트 10억에 매수해서 5년뒤 완공 15억이 되었다고 하면.
1번의 경우는 5천만원으로 2억을 벌어서 400%.
2번은 10억으로 5억을 벌어서 50% 수익률이다.
그런데 2주택자라서 양도세 중과를 받았다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2주택자라면 40%이고 구간별로 누진세율이라 정확한 액수는 아니다 계산을 쉽게 하기위해 가정을 해 보았다)
1번의 경우는 5천만원으로 2억 벌고, 1억은 양도세로 냈다면 200% 수익률
2번의 경우는 10억으로 5억 벌고 , 2억 5천만 원 양도세로 냈다면 25% 수익률
2번 재건축의 경우는 조합원 분담금까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수익률은 수직 하락.
이 모든것은 굉장히 거친 가정을 통해서 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이다.
물론 2억 5천 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재건축 진행하면서 내 노력이 안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코 다친다.
조합 총회, 임시 총회, 대의원회, 이사회 일일이 다 참석하면서 조합장이 허튼짓 하면 그것도 견재해야 한다.
내 돈, 시간 다 들어간다.
그리고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좋아할 수 있을까
냉정히 따저보는 수익률은 정말 보잘것없을 수 있다.
글이 좀 길었다.
요약해보면
서울 재건축 투자는 장점이 있는 것은 맞다.
새 아파트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시기에 상관없이 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재건축 기간이 매우 길고,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으며
그 기간 동안 유동성이 제로인 상태로 위험할 수 있고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추가 금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
게다가 아파트 투자의 장점인 레버리지 효과가 없어서 실제 수익률은 굉장히 낮을 수 있다.
내가 여기에서 10년이고 살다가 재건축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고 투자라면 재건축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
'진지한 남편의 talk talk talk > 부동산 경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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