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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어깨 관련 기타

공던질때 어깨 앞쪽 통증, 의사들도 놓치는 이두박근 힘줄염

30대 남성이 진료실에 들어온다. 

평소에 수영을 즐겨 하는데, 어느날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삐끗한 느낌이 들더니, 그 뒤로 어깨가 아파서 팔을 올리거나 돌리지를 못하겠다고 한다. 가만히 있을때는 괜찮은데, 팔을 움직이면 너무 아프다고 한다. 

아픈 곳을 물어보니 주로 어깨 앞쪽이라고 한다. 

 

↓↓↓어깨 뒤쪽 통증은 아래를 참고 ↓↓↓

2020/03/22 - [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어깨 건강] - 공던질때 어깨 뒤쪽 통증, 어떤 재활을 해야 할까? (feat. 후방 충돌 증후군)

 

공던질때 어깨 뒤쪽 통증, 어떤 재활을 해야 할까? (feat. 후방 충돌 증후군)

40대 남성이 진료실에 들어온다. 배드민턴을 오랫동안 쳤다고 하며 최근 1-2달 사이 어깨 통증이 심해서 운동을 그만하게 되었다고 한다. ​ 주사도 맞아 보았는데 효과가 없다고 한다. ​ 평소에도 어깨 뒤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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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남성들이 주로 호소하는 어깨 앞쪽 통증. 이두박근 힘줄염을 의심하자.

 

하루에도 외래에 여러명이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며 찾아 온다. 젊은 남자들, 특히 운동하는 남자들이 굉장히 흔하다. 하지만 의사인 나조차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논문 제목이 'how accurate are we in detecting biceps tendinopathy? (우리는 이두박근 힘줄염을 찾아내는데 얼마나 정확할까' 일까. 오늘은 이두박근 힘줄염 (biceps tendinitis)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이두박근 힘줄염은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논문 제목도 이렇게 나와있다.

 

이두박근(biceps brachii)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팔의 알통이다. 이두박근이라는 이름은 근육이 머리가 두개라는 뜻이고, 장두와 단두가 있는데 long head에 해당하는 장두는 팔을 타고 어깨를 넘어 어깨 관절 안으로 들어가서 붙는다. 워낙 주행거리가 길고, 가는길에 움직이지말라고 뼈의 고랑에 들어가 있는데, 여기서 자꾸 빠져 나오기 때문에 아프다. 태생이 아플 수 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근육이다. (또 다른 진화의 클루지Kludge)

 

이두박근의 장두가 위팔뼈를 넘어가서 어꺠로 들어가고, 여기에서 염증이 생긴다 (출처: 제주대학교 홈페이지)

 

진단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주로 어깨 앞쪽의 통증과 팔뚝까지도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주로 팔을 올리거나, 돌릴때 어깨 앞쪽의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옷을 입거나, 차 뒤의 물건을 잡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이 오십견과도 비슷하지만, 오십견은 팔을 드는것조차 안되는 경우가 많고 나이대가 더 높다. 

 

신체검진으로는 이두박근이 지나가는 고랑을 어깨 앞쪽에서 만져보고 여기에 통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외에도 Speed's, O'brien test, Yegarson test 라고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두 검사 모두 특이도와 민감도가 낮아서 좋은 검사는 아니다. 참고 하는 정도로 사용하면 되겠다. 

 

 

https://youtu.be/gbG_O9Gv8aQ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검사자가 누르면서 팔을 몸 앞으로 천천히 들도록 한다. 

https://youtu.be/qkDvVBi0gg8

손바닥이 바깥으로 향하도록 하고 어꺠를 앞으로 든뒤에 눌러본다. 

https://youtu.be/_Cjahul5yuI

팔꿈치를 굽히고 몸에 붙친뒤에 검사자가 손목을 잡고 환자는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통증의 원인

힘줄염이라는 말과는 달리, 현미경으로 조직을 관찰해보면, 퇴행성 변화가 주를 이룬다. 즉 힘줄염이라기 보다는 힘줄병증 (tendinopathy)이다. 

 

이는 드퀘르벵병 등의 힘줄염이라고 불리는 질병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급성인 경우보다는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한 만성질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

 

이렇게 임상적으로 의심을 한뒤에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초기에는 약을 주고 약 4주간 팔을 무리하게 쓰지 않도록 한다. 만약 이 방법이 실패하면 초음파를 보거나, 손으로 이두박근 고랑을 촉지한뒤 그 곳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이두박근의 근복(belly)의 통점을 확인해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그 부위에 마취제를 섞어서 주사를 해주면 근육의 운동신경이 차단되고, 환자들은 곧바로 통증이 없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이두박근 힘줄염의 원인을 이두박근의 과긴장으로 보고 여기의 긴장을 떨어트려줘서 통증을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절경으로 본 이두박근 힘줄 파열

주사로도 통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MRI 검사를 하고 이두박근의 염증과 관절의 윗면에 붙는 곳에서의 파열 (SLAP : supeiror labral tear anterior posterior) 를 확인하고 관절경 또는 절개 수술을 한다.  이두박근 염증이 있는 경우 SLAP이 약 86퍼센트에서 동반된다. 

 

수술은 이두박근 힘줄의 염증을 제거하고, SLAP 병변을 꼬매기도 하며, 꼬맬 수 없는 경우에는 힘줄을 잘라다가 위팔뼈에 붙이는 견고정술 (tenodesis)를 한다. 이두박근의 긴 주행경로 때문에 생기는 병이므로, 힘줄을 고정해버리면 결과는 매우 좋다. 

 

이두박근 검염을 놓치기 쉬운 이유

 

MRI는 어깨의 병변을 진단하는데 매우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이두박근 힘줄염의 경우 MRI와 실제 수술장에서의 소견은 많이 달랐고, 약 34%만 MRI에서 발견이 되었다. 한 여눅에서는 이두박근 힘줄의 부분 파열이 75%가 MRI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두박근 힘줄의 병변이 염증이 아닌 퇴행성 변화이기 때문에, MRI에서는 더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 것이 바로, 나를 포함한 많은 의사들이 이두박근 힘줄염을 놓치는 이유이다. MRI가 진단의 기준 (gold standard)로 여겨지는데, 이두박근 힘줄염은 다르다. 

 

결론

 

내가 만약 어깨를 돌릴때 , 어꺠 앞쪽 통증이 주로 있고, 운동을 즐겨 한다면 이두박근 힘줄염을 의심하자.

 

치료는 휴식부터 시작하고, 주사치료, 마지막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고, 수술의 결과는 좋은 상당히 편이다. 

 

출처 

Carr RM, Shishani Y, Gobezie R. How Accurate Are We in Detecting Biceps Tendinopathy?. Clin Sports Med. 2016;35(1):47–55. doi:10.1016/j.csm.2015.08.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