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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의 건강이야기/소아과 일반 상식

소아의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수술해도 성장판 손상이 안되나요?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십자인대 파열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축구 중에 흔한 부상이 바로 전방 십자인대 파열입니다 pixabay 

 

어린아이들이 운동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단 기술이 좋아지면서 예전에는 진단되지 않았던 파열들이 진단이 되면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숫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진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바로 MRI입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에 가장 중요한 MRI

 

성인의 경우에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발견되면 대부분이 수술을 하는 것으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소아의 경우는 판단이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아의 성장판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판 손상 가능성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인한 무릎의 안정성 사이에 득과 실을 따져서 치료를 결정해야 합니다.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소아의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비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기다리다가, 성장판이 닫히고 나서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후유증으로 무릎 관절염이 발생합니다. (출처 pixabay)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면 무릎의 불안정성이 남으면서 관절염이 발생하거나 연골판 손상이 악화되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아의 치료에서 또다른 문제점은, 아이들은 의사의 지시에 충분히 따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보조기를 차고 목발을 짚어야 하는데, 어린아이들은 그 과정을 견디기가 힘들고 목발을 제대로 짚기도 힘들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의 트렌드는 성장판이 살아있는 소아여도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성장 시기에 따라 수술적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소아는 성장 시기에 따라서 성장판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전방 십자인대 수술 방법은 뼈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출처 : 대한정형외과학회 https://www.koa.or.kr/info/index_9_4_3.php 캡쳐)

현재 성인에게 사용하는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이렇게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성장판에도 구멍이 나게 되고, 구멍 난 성장판은 제대로 된 성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정강이뼈 (경골)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성장판 손상이 잘 일어납니다. 

 

그래서 소아 중에서도 성장판이 거의 닫히는 시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은 성인과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소아는 성장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청소년 중에서도 성장이 2년 이내로 남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대상을 선정할 때는 나이도 중요하지만, 신체 다른 부위의 성장 정도를 봐서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성장 시기를 결정하는 검사에는 손목과 손의 x-ray, 그리고 2차 성징 정도(태너 척도)를 봐야 합니다. 

 

ko.wikipedia.org/wiki/%ED%83%9C%EB%84%88_%EC%B2%99%EB%8F%84

 

태너 척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태너 척도 (Tanner scale) 또는 태너 스테이지 (Tanner stage)는 아동, 사춘기, 성인의 발달을 보는 척도다. 이 척도는 겉으로 보이는 1차 성징과 2차 성징을 기반으로 해

ko.wikipedia.org

 

일반적으로 여자는 14세, 남자는 13세 이후면 성인과 같은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판 손상에 따른 뼈의 변형이나 다리 길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장이 2년 이상 남은 소아들은 성장판을 보존하는 치료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성장판 바깥의 뼈만을 이용하는 (all epiphyseal tehcnique)를 사용합니다. 

 

이 방법으로 수술을 할 경우에 무릎의 불안정성이 발생할 확률은 1%미만이라고 합니다. 

 

수술을 하면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없나요?

당연히 수술이기 때문에 후유증이 있습니다. 

감염, 출혈, 그리고 골관절염 등의 후유증이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후유증은 재건술 후에 재파열입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19%정도라고 합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10%정도가 재파열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방 십자인대는 원래 인대를 다시 봉합할 수 없고 반드시 다른 물질로 대체해야 합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힘줄입니다. 

(인대는 뼈와 뼈를 이어주고, 힘줄은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조직입니다. )

 

인대를 대체한 힘줄이 생착을 하게 되어도 원래 인대와 똑같은 기능을 갖거나 회복력을 갖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 너무 빨리 운동을 시작하거나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다시 파열이 됩니다. 

 

수술 후 충분한 재활과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떄문에 수술 후 단계적인 재활 치료와 충분한 휴식 뒤에 운동에 복귀해야 합니다. 

 

또한 적절한 재활을 하지 않으면 무릎의 운동범위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무릎의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굉장히 위험하고 많은 후유증이 남는 손상입니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 시 치료에 따라 성장판 손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적절한 수술 후에도 전방 십자인대의 재파열과 무릎 운동범위 감소 등의 후유증 또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 적절한 재활치료와 휴식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