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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남편의 talk talk talk/부동산 경매

레이어드 홈, 이제 우리 집이 슬세권으로 확장된다. (feat. 트렌드 코리아 2021)

트렌드코리아 

 

최근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대변혁을 다루는 책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트렌드 코리아는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해이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2021년 판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 Omni Layered home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정형적이고 고정된 공간, 집이 변화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사실 '집과 동네'는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트렌드였다.  그러다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전 국민이 오랜 시간 집에 머무르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결과 마치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어 멋을 부리는 '레이어드 룩' 패션이나, 이미지 프로그램 '포토샵'에서 이미지의 층을 의미하는 '레이어'처럼 집이 기존의 기본 기능 위에 새로운 층위의 기능을 덧대면서 무궁무진한 변화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집의 기능이 다층적으로 형성된다는 의미에서 '레이어드 홈'이라는 트렌드를 제안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1' 중에서-

 

이 책에서는 집을 세 개의 층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층위 : 가장 기본인 주거 기능

 

 집의 기본적인 기능이 강화. 위생 가전/ 가구/ 인테리어 산업의 발전합니다. 

 집을 호텔처럼 꾸미고 카페처럼 꾸밉니다. 

 

두 번째 층위 : 응용 레이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집 안에서 하기 시작

 

 집에서 학습/ 근무/ 쇼핑/ 취미/ 관람/ 운동 등의 활동들을 합니다. 

 

세 번째 층위 : 확장 레이어, 집의 기능이 집 근처 동네로 확장됨. 

 

 슬리퍼를 신고 다닐 수 있는 집 근처, '슬세권'으로 경제활동의 영역이 넓어지는 현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층위인 기본인 주거 기능에 대한 욕구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로, 사람들의 브랜드 아파트와 신축 선호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00604/101358546/1

 

서울 신축 아파트값 14억원 육박…“새 아파트 선호”

서울 신축 아파트의 평균가격이 14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입주 1~5년 신축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3억8743만원이다. 입주 6~1…

www.donga.com

위의 기사처럼 신축 아파트의 가격은 훨씬 비쌉니다. 

신축이라고 하면, 교통이 불편해도 사람들은 앞다투어 입주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에게 생기는 일차적인 욕구가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직관적으로 깨끗하고 멋진 집을 찾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이러한 트렌드가 조금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새로 등장하거나, 기존에 있던 것이 더욱 가속화된 트렌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트렌드 중에 '쿡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서 하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고 그중에 하나가 쿡방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요리 외에도 집에서 하는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홈트레이닝, 홈카페, 홈 바 (bar) 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집콕을 하게 되면서, 집에서 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고 이 경향이 엄청나게 가속화되었습니다. 

 

게다가 재택근무까지 하면서 집은 직장/ 식당/ 호텔/ 홈쇼핑/ 술집의 기능 등 모든 것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즉, 집의 기능이 주거 외로 확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레이어인 확장 레이어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집의 소프트웨어적인 기능뿐만이 아니라, 집의 물리적 범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세 번째 레이어는 집의 물리적인 범위의 확장입니다. 

 

방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히키코모리라는 말이 있듯이, 집이나 방에 은둔하면서 혼자서만 지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반강제적으로 집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콕을 해도 항상 집에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택배로 해결할 수는 없고, 가끔은 외출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슬세권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슬세권은 슬리퍼와 같이 간편한 차림으로도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집 밖이긴 하지만, 집에서 매우 가까우면서, 집의 부족한 기능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는 공간입니다. 

 

대표적인 슬세권에는 편의점이 있습니다.

편의점은 이제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합니다. 

 

편의점은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집 근처로 이어주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는 

 

-택배

-ATM

-공과금 수납

-생필품 구입

-생필품 배달

 

등 많은 서비스가 가능하고 고급스러운 간편식들도 늘어나면서, 맛집의 음식을 집 근처로 가져다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의 기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슬세권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슬세권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증거는 인기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 마켓'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당근 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을 슬로건으로 걸고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입니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인증해서 주변 동네 사람들과 거래를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역시 슬세권입니다. 

멀리 중고 물품을 사러 가는 것은 번거롭지만, 주변 지역이라면 부담도 없고 믿음이 더 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합니다. 

 

 

그리고 슬세권은 반드시 상권만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슬세권에는 맨손 운동이나 조깅 등을 할 수 있는 근린공원이나 산책로 등을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는 방문할 수는 없게 되면서, 대형 쇼핑몰이나 운동 시설 이용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체제를 찾게 되고, 당연히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붐비고 이용이 편리한 집 근처 장소들을 물색하게 됩니다. 

 

예전부터 한강에 인접해 있어서 한강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들은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역세권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입지는 한강 또는 천 + 역세권이었죠. 

 

이러한 경향이 코로나 이후로는 자연, 녹지에 조금 더 플러스 점수를 주는 것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새로운 트렌드를 일으키기보다는 이미 진행 중인 트렌드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할 뿐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이 세 가지 레이어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신축 아파트 선호, 쿡방, 홈트레이닝, 편의점 등은 코로나 전부터 사회에 만연한 트렌드였습니다. 

 

코로나가 이 세상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시대라고 해서 기존의 틀을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변화가 더 빨라졌으니 그 변화에 적응하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신축 아파트와 강남에 대한 선호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10년 동안은 변하지 않을 트렌드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아파트의 설계가 조금 바뀔 것 같습니다. 

 

집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소형보다는 대형 평수 인기가 올라가고

작은 정원이 딸린 집들이 각광받으며, 녹지에 가까운 곳들이 더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