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이후 1년여 만에 방문한 피에르 가니에르 후기를 적어본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주차가 편하다.
롯데호텔 본점으로 가면, 발레 파킹을 무료로 해준다.
그냥 이용할 때에는 3만원인데, 음식점 이용 시에는 무료로 가능하다.
이그제큐티브 타워로 들어가면 직원이 안내를 해주고, 호텔과 별개로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35층으로 올라갔다.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번에는 따로 찍지 않아서 작년 것을 가져다 썼다 .
경치는 변하지 않았다.
식전 빵으로는 호밀빵 하나, 캐러멜 빵 하나, 이탈리아 비스킷 같은 것이 하나 나온다.
버터가 정말 맛있다. 아내는 버터를 항상 더 먹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그리고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코스 요리가 나오는 곳의 특징은, 메뉴보다 항상 더 많이 나오는 것이다.
아뮤즈 부쉬라고, 애피타이저처럼 나오는 것이 있는데, 식전 빵과 같이 메뉴에 표기가 안되어있다.
아뮤즈 부쉬, 종류가 너무 많다. 오른쪽부터 샐러리/ 구아버 주스/ 나머지는 모르겠다.. ㅎㅎ
오른쪽 위에 잔에 이쁘게 들어있는 것은 와인 얼음 위에 장미로 만든 셔벗이 올라가 있다.
왼쪽 위는 아보카도 튀김.
식욕 돋우는 용이다.
이제부터 메뉴에 나와있는 요리들이다.
첫 번째 요리인
푸아그라 테린 프레쉬 허브 파르 슈멩, 새콤한 체리 토마토 시추안 후추향의 참치 타다키, 코코넛과 그린 카레 파르페
푸아그라가 맛있는 요리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내 입맛에는 잘 안 맞는다.
독특한 맛이긴 하다.
타다키는 시추안 후추향이 독특했다.
카레 파르페는 상큼한 맛이었다. 얇은 파스타 안에 야채가 들어있어서 독특했다.
애피타이저가 사실은 여기부터라고 봐야 하나.
그다음은 메인 디쉬이다.
씨에느 향의 버터와 킹크렙, 무스를 채운 쥬키니 꽃
전혀 킹크랩같이 생기지 않았다. 모양은 너무나 이뻤다.
맛은 가장... 무난했다.
프렌치 레스토랑을 도통 가지를 않으니, 푸아그라 같은 것은 너무 생소했는데, 이 맛은 아는 맛이었다.
크림 파스타 같은 맛.
그리고 같이 나온 것은 이름은 모르겠지만 상큼했다.
이번에는 민어, 낭투아 소스와 트러플
가장 독특한 맛이었다.
트러플이 매우 강한 향을 내어서 그런지, 민어 맛이 좀 가려져서 오히려 아쉬웠다.
민어는 매우 신선하고 살도 도톰해서 식감이 좋았는데, 트러플이 오히려 가린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민어의 맛만큼은 일품.
양고기... 로스티드한 등심, 콩피한 정강이, 병아리콩 크림과 고르곤졸라; 야채 김밥 / 아티쵸크 / 피망 / 민트 / 샤프런, 듀럼 밀 세몰리나
오늘의 하이라이트. 메인 디쉬
맛은 괜찮은데, 등심이 너무 작아졌다.
한국 사람 정서상 고기는 무조건 커야 하는데, 그게 아쉬웠다.
식용 꽃도 있어서 맛있긴 했는데, 너무 양이 적었다.
고기는 매우 부드럽고, 소스도 적당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가 매우 좋았다.
이제는 디저트다.
처음에 디저트 삼인방이 나온다.
왼쪽부터 럼에 적신 빵, 블랙 큐란트 셔벗, 요구르트 셔벗
아내는 역시, 디저트가 최고라고 하면서 먹었다.
디저트 뒤에는 다시 쁘띠포라고 차/커피 와 맥주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도저히 공간이 없어서 조금씩 남겼다.
디저트는 하나하나가 정말 알맞게 달콤하고 상큼했다.
맥주 아이스크림은 다시 생각날 정도로 맛있었다.
총평
두 번째 방문한 피에르 가니에르이다.
약 1년 전인 2019년 7월에 갔었는데, 당시에는 미슐랭 투스타였다. 지금은 원스타로 내려갔다.
1년 전에 첫 식사는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다시 방문을 했는데, 두 번째라 그런지 감흥이 덜했다.
맛은 분명히 있었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두 번째라 그런 걸까? 아니면 음식 질이 떨어진 것일까?
비슷한 느낌이, 소공동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를 이용할 때도 있었다.
작년에만 3회를 방문했고, 얼마 전, 6월에 네 번째 방문을 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뭔가 부족해진 느낌이었다.
- 직원들이 바뀌었다. 젊은 직원들이 많았는데 코로나 이후 적어도 과장급은 되어 보이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 항상 있던 샤인 머스캣이 없어졌다. 라운지에 아침에 항상 나왔었는데, 처음으로 없었다. 사실 이거 먹으러 온 이유도 있었는데, 아쉬웠다.
크게 느껴지는 건 이 두 가지였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덜 전문적인 느낌이었다.
이번에 피에르 가니에르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지 않아서 일 수도 있겠다.
1인당 24만 원 거금을 들여서 먹는데, 뭔가 아쉬운 느낌.
아내와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 둘은 5천 원짜리 국밥이 맛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앞으로 피에르 가니에르는 다시는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냥 둘이서 대학교 앞의 저렴한 음식점에서 먹는, 양이 푸짐한 뜨끈한 국밥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생각한다.
음식은 맛이 아니라 스토리라고.
음식의 맛 자체도 중요한데, 이 맛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음식을 먹기까지의 스토리가 있다면, 그 음식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맛은 너무나 특별하다.
아내와 연애 시절에 다녔던 부암동의 정말 작은 식당 '스케치'.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는데, 너무나 맛있었던.
사장님 혼자 하시는 가게였는데, 그 소박한 인테리어와 함께, 소박한 음식들, 소박한 맛.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좋았고, 우리 둘이 꼽는 인생 최고의 맛집 중에 하나이다.
행복이란 것도, 비싸고 좋은 것을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긴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이라도, 같이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바로 행복인 것이다.
둘이 힘들게 결혼 준비하던 시절, 그리고 처음으로 얻었던 전셋집은 영원히 잊히지 않고 그 기억은 영원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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