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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남편의 talk talk talk/부동산 경매

[의원 개원입지 분석] 노인 인구가 많은 곳에 개업해야 할까?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좋은 물건이란 좋은 입지를 갖은 것이다. 

 

아무리 물건을 싸게 낙찰 받아도 , 즉 싸게 사도 좋은 물건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아무리 비싸도 좋은 물건이라면 더 낫다.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권리분석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권리분석 하기 전에, 우선 좋은 물건인지 보는안목이 필요한데, 좀 더 재밌게 하기 위해서 내 관심분야와 접목을 해보려 한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나는 돌아다니면서 병원, 의원에 눈길이 간다. 여기에도 병원에 있네, 여긴 정말 의원이 많구나 이러면서 길을 걸어 다닌다. 

 

 

개원도 입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만약 개원을 한다면 어디에 하는것이 좋을지 공부해 보기로 하였다. 

 

의사는 의원과 병원 둘다 개원을 할 수 있는데, 그 중에 의원부터 알아보았다.

 

의원은 쉽게 말해서, 우리 집앞에 있는 작은 병원이라고 보면 된다. 그냥 건물 한켠을 빌려서 작게 하는 곳이라면 의원이라고 보면 된다. 

 

병원은 큰 거다. 건물 하나를 통채로 빌려서 하고 있다면 병원이다. 

 

병원과 의원의 개업 입지는 조금 다르다. 병원은 수술을 할 수 있고, 의원은 수술이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어디에 개원해야할까?

다들 마음속에 떠오르는 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답이 실제로도 맞을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알아보자.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내가 생각했던 개원 입지 조건은

 

1. 유동인구가 많을 것

2. 아파트를 끼고 있을것 (대단지 등, 배후 세대들)

3.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많을 것.

 

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해보니,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개원을 해야할까?

 

정답은, 내가 어떤 종류의 의원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나는 정형외과 의사이다 보니, 정형외과 의원을 할 것이다. 성형외과, 피부과, 소아과 등, 과에 따라 개원 입지가 달라진다. 

 

신기하게도 개원 입지에 관한 논문이 있었다. 2009년에 이선경 등이 발행한 것으로

 

 

이렇게, 대한 가정의학회지에 실려있었다. 

그리고 연구 내용 중에, 유동인구/ 배후세대와 현재 개원한 의원들의 위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 있었다. 

 

 

개원 위치와 배후세대, 유동인구의 상관관계

correlation coefficient라는 것은 결국 상관 관계 계수라고 하는데, 이 값이 1에 가까울 수록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개원해 있는 의원들의 입지를 가지고 분석한 것이라, 이 입지가 좋은 입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의원이 지속하고 있는 곳이라면, 좋은 입지라고 넘겨 짚을 수는 있을 것이다. 

 

성형외과는 유동인구와 배후 세대와 아무 관련이 없었다. 즉, 주변에 사는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들르는 것도 아니다. 

 

성형외과는 전체 의원의 33%이상이 강남에 몰려있다. 그 말은, 그냥 전국에서 유명한 성형외과 찾아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배후 세대와의 상관관계가 0.22 밖에 안된다. 

 

하지만 가정의학과, 소아과, 정형외과는 0.9가 넘는다. 이러한 과들은 실수요자들이 사는 곳에서 개원해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직장 근처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유동인구와의 상관 관계 계수도 0.88-0.9 정도이기 떄문이다. 

 

정형외과의 경우에는 최고의 입지는 유동인구도 많고, 사는 사람도 많은 지역이다. 

 

쉽게 말하면 항아리 상권이다. 

 

위례의 항아리 상권

위의  지도는 위례 신도시이고, 가운데 빨간 땅이 바로 항아리 상권을 나타내는 상업용지이다. 주변의 거주지역, 아파트들에 둘러 쌓여있어서 항아리 처럼 사람들이 갇혀서 다른 곳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곳은 비단 병의원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성형외과가 들어가면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연령대이다. 

 

의원은 고령 인구가 많은 곳에 개업해야 하나?

 

정답은 역시, 과에 따라 다르다 이다. 

 

소아과는 당연히 해당사항이 없다. 그런데 정형외과는? 내과는?

 

나이가 들면 온몸의 관절이 고장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언뜻 생각하면 고령 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찾아본 결과로는 아니다.

 

가정의학회지의 논문에서도 나오는데, 거의 소아과에 버금갈 정도로,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내과 의원들은 고령인구가 많은 곳에 개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의원들은 대졸자가 많은 곳에 많이 분포해 있었다. 

 

이상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우기로는, 고령인구 의료비가가 전체 의료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아래 도표를 보면,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 의료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세 개는 45-49. 55-59, 70세 이상의 의료비 총액을 각 2017년, 2018년도를 비교한 것이다. 

 

 

연령대에 따른 의료비 지출액

그런데 왜 의원은 고령인구가 많은 곳에 분포하지 않는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우선은 노인 인구는 가처분 소득이 매우 적다. 60세가 넘어가면 평균 소득이 200만원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왠만큼 아픈 것은 참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 고령 인구는 의원보다는 종합병원, 상급병원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용한다. 아마도 중증도가 높은 질환들을 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형외과를 보아도, 너무 고령일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수술을 하지 않고 참는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한다.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골절같이 수술하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경우에 하는 것이고, 이런 수술은 일반 의원 병원에서는 못하고, 대학병원 급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내용은 다른 연구에도 나와있다. 

 

2016년 발간된 정책연구 보고서

2016년에 HIRA에서 발간한 연구 책자에 있는 내용이다. 20-30대이지만, 고령인구도 포함하고 있다. 

 

위의 표를 보면, 60세 이상은 의원 이용률이 낮고, 종합병원 이상급 이용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10-20-30대는 의원 이용률이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정형외과를 개원하고자 할 때에는 젊은 대졸자들이 사는 곳에 개업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해보자. 정형외과를 기준으로 보면

 

1. 유동인구와 거주인구가 많은 곳

2. 대졸 인구가 많은 곳

3. 10-20-30-40가 많은 곳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좋은 입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전은 다르겠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은, 신도시 항아리 상권이 대표적이다.

 

신도시는 젊은 층들이 많다. 30-40대가 주를 이루고, 항아리 상권이라면 유동인구 거주인구도 많으며, 대졸 인구들도 많을 수 있다. 

 

동탄은 삼성 임직원들이 많아서 대졸자, 젊은 부부, 항아리 상권을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다. 

 

하지만 의원은 중소규모의 병원급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도 참고를 해야 겠지만, 기본은 이렇게 알고 입지를 봐야 겠다. 

 

이 외에도 세부적인 조건은 차차 알아가보도록 하자.